감염병의 시대를 마주한 간호사



안녕하세요. 저는 국립중앙의료원 지부장 안수경입니다. 이렇게 만나뵙게 되서 반갑습니다. 저는 오늘 코로나19 감염병 이후의 의료 현장의 변화와 감염병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기후위기 문제를 저희 보건의료노조에서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노력, 대응하고 있는지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작년 코로나19 감염병이 국내에 발생한 직후, 2~3월에 대구지역에서 폭발적인 수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이때 우리는 어땠을까요?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나왔지만 이를 볼수 있는 의료인력은 정말 많이 부족했습니다. 특히 중환자를 볼 간호사들이 부족해서 환자들이 입원하고도 발을 동동 구르는, 국가적인 재난 상황이었죠.

그래서 저희 의료원에서는 이 환자를 볼 수 있는 간호사 24명과 함께 대구 지역으로 의료 지원을 갔습니다. 저희가 여기 동산병원에서 보름간 근무하는 동안 느꼈던 점은 “아 정말 대한민국은 감염병에 대해서 정말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구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이런 위기 상황에서 간호사들의 헌신과 희생으로 버틸 수 밖에 없는 처절한 현실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졌습니다.

이 사진은 저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작년 2월부터 5월까지 병원 전체를 소개하고 코로나 환자에 전념하고 있는 의료진들의 모습입니다. 저희는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호스피스 환자, 의료 취약 환자, 외상 환자 등등 기존에 저희가 봐야할 환자들이 있었는데 코로나 확진자들을 보게 되면서 그런 환자들을 전원 다 내보냈어어야 됐고, 의료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처럼 혼란스러웠습니다.

지금 보시는 사진은 감염격리음압 모듈 병동인데요. 이건 가건물로 작년 10월에 저희가 두달만에 급하게 신축을 해서 운영을 했습니다. 저희 국립중앙의료원에서도 2015년에 메르스를 겪으면서 중앙 감염병의 대한 논의가 있었고 그 다음에 또 지정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감염병이 지나고 난 다음부터는 지원이나 시설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원에서 확진자를 보면서 부족한 시설이나 장비, 의료인력으로 굉장히 힘든 부분이 많았고요. 가건물인 음압모듈병동을 지으면서 저희는 정부에서 감염병이 있을 때마다 이후에 철저하게 준비하고 대비를 했다면 우리가 이렇게 고통스러웠을까, 이렇게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 모듈 병동 같은 경우엔 중환자 위주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설계가 되었기 때문에 1층은 중환자 열두개 병상이 있고요. 2층은 준중환자 열여섯개 병상이 있어서 의료진들이 이 안에서 환자들을 보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저희 의료원 안에 있는 선별 진료소와 병원 입구에 있는 발열팀이 운영을 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시설같은 부부은 저희가 텐트라도 쳐서 해결할 수 있지만 인력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투입되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저희는 그야말로 “인력을 갈아 넣는다”는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한편 코로나19 예방백신이 이제 올해 1월부터 접종을 시작했는데요. 의료원이 중앙예방접종센터로 지정이 되면서 그 옆에 미군분대까지 저희가 개조를 해서 예방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간호사들이 지금 있는 있는 인력을 나눠서 여기서도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간호사들의 증언에 대해서 좀 강조를 하고 싶습니다. 간호사들과 우리가 만나서 간담회를 하고 어려운 부분들을 서로 이야기해보면요, 간호사 분들이 발에서 땀이 찰랑찰랑 신발에 찰 정도로 방호복을 입고 근무를 했다는 이야기를 눈물을 머금고 하세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희도 굉장히 울컥하면서 같이 힘들어 했었거든요. 인력이 없다 보니까 몸무게가 굉장히 많이 나가는 확진자를 볼때도 혼자 체위 변경과 식사 보조, 대소변 이런 부분을 다 해야 되기 때문에, 45kg 나가는 간호사가 혼자서 일하다가 어깨 근육이 파열되고 옷도 제대로 혼자 입을 수 없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현장에서는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그러죠. 아프면 쉬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의료 현장에 있는 저희에게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저희가 환진자를 볼 때 절대적으로 부족한 게 인력인데 여기에서 지금 아프면 쉬어야 된다, 열이 나면 쉬어야 된다, 이런게 어떻게 적용이 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저희가 병원 안 뿐만 아니고 바깥의 도로, 국회에서 대국민 선전전도 많이 했습니다. 저희를 제발 혼자 일하게 하지 말아달라고, 식사라도 제대로 하게 해달라고, 이런 증언들을 많이 했었습니다. 이에 국민들이 고맙게도 많이 동조해주셨고 공감을 많이 해주셔서 저희가 용기를 많이 냈습니다.

이렇게 감염병에 맞서 우리의 의료 환경과 근무환경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고, 우리의 일상이 어떻게 깨지고 있는지 간단히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런 감염병과 기후위기는 밀접하게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기후위기에 대한 부분을 저희 보건노조에서도 산별중앙교섭 합의안에 넣고 경영진들과 함께 합의를 했는데요. 미약하게나마 시작해볼 수 있는 첫단계로 기후위기대응 교육을 정례적으로 실시하기로 했고, 노사 공동으로 환자 보호자 캠페인 활동을 전개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공동 실천 방안에는 에너지 효율화 방안 마련이라든지 직원식의 채식의 날 지정이라든지 온실가스 배출 줄이기 등등 여러가지 실천적인 방법들이 있는데요. 이런 것들을 같이 고민을 해나가고 전체로 더 확대해 나가는 방향으로 지금 합의가 되었습니다. 11월 17일에는 노사 공동 기후위기에 대한 서명식을 하고요, 앞으로는 이런 활동들을 점차 확대해서 증대해나갈 예정입니다.

보건노조의 이런 대응 방안과 함께, 저희 국립중앙의료원 안에서도 지금 노사협의회에서 합의를 한 사항이 있습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TF 구성이라든지,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 한다던지, 대중교통 이용하기, 잔반 줄이기 등 어떻게 보면 작아 보일 수도 있지만 현재는 직원들이나 환자들의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사소한 것, 소소한 것, 작은 것부터 저희가 정성을 들여서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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